권리금소송
5,100만원(대법원 상고심)
'서울 송파구'
2026-08-13
의뢰인은 2010년부터 서울 송파구 소재 상가 건물 1층에서 14년간 삼겹살 가게를 운영해 온 임차인입니다. 전 소유자와의 임대차계약을 여러 차례 갱신하며 성실히 영업을 이어왔으나, 2023년 9월 해당 건물이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에게 매각되면서 상황이 급변하였습니다.
새로운 임대인(이하‘상대방’)은 건물 매수 직후부터 이미 학원가에 인접한 이 건물을 전층 학원 업종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의뢰인에게 퇴거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상대방은 건물 2층부터 4층까지 대수선 및 증축 공사를 진행하여 학원으로 임대하였고, 1층 역시 학원 또는 비음식점 업종으로만 임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임대차계약은 2024년 6월 30일 기간만료로 종료될 예정이었고, 의뢰인은 권리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신규임차인을 물색하였습니다. 그 결과 음식점(고깃집, 마라탕집 등) 영업을 원하는 신규임차인이 수 차례 나타났고, 의뢰인은 아래와 같이 상대방에게 주선 의사를 표시하였습니다.
• 2024년 1월 30일: 음식점을 운영하겠다는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겠다고 알렸으나, 상대방은 “음식점은 안 된다”며 거절
• 2024년 5월 14일: ‘카페식 마라탕’ 음식점을 운영하겠다는 신규임차인이 구해졌음을 알리고 신규 임대 조건을 문의하였으나, 상대방은 아무런 조건도 알려주지 않은 채 사실상 거절
상대방의 거절 의사를 전해 들은 신규임차인들은 계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모두 떠났고, 의뢰인은 결국 권리금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채 2024년 10월 31일 점포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한편으로는 건물인도 본소를 제기하였고, 의뢰인은 저희 법률사무소 명건에 사건을 의뢰하여 권리금 손해배상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 두 가지였습니다.
① 임대인이 ‘업종 변경(학원)’을 이유로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한 행위가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에 해당하는가
② 신규임차인과 사전에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가
저희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1심부터 대법원까지 일관되게 주장하였습니다.
(1) 임대인의 거절행위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 해당합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는,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은 건물 매수 직후부터 “학원 업종만 받겠다”는 방침을 의뢰인에게 통보하고, 음식점 신규임차인의 주선을 여러 차례 명시적으로 거절하였습니다. 이는 특정 업종을 이유로 신규임대차 체결을 거부한 행위로, 같은 항 제2항이 열거하는 정당한 사유(지급능력 부재, 의무 위반 우려 등)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에 해당합니다.
특히 저희는 다음 사정을 적극 주장하였습니다.
• 1층에 음식점이 입점한다고 하여 2층~4층 학원 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볼 수 없을 것
• 상대방은 신규임차인에게 환기시설 설치 요구, 영업시간 조절 요구 등 음식점 냄새·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시도하지 않은 채 거절하였을 것
•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9다236392 판결 등) 역시 이와 유사한 업종 거절 사안에서 권리금 회수방해를 인정한 바 있을 것
(2) 사전 권리금 계약 체결 없이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상대방은 “의뢰인이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단순히 전화로 두 차례 문의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인정하기 위하여 반드시 임차인과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 사이에 권리금 계약이 미리 체결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8다239608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또한 의뢰인이 신규임차인들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은, 상대방이 신규 임대 조건 자체를 알려주지 않고 거절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명하였기 때문입니다.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까지 진행하지 못한 것은 상대방의 귀책에 의한 것임을 적극 반론하였습니다.
(3) ‘3기 차임 연체’ 항변에 대한 반박
상대방은 소송 후반에 “의뢰인이 추가 보증금 1,000만 원을 약정기일인 2019. 6. 30.까지 납부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3기의 차임 연체에 해당하여 권리금 보호의무 면제사유가 된다”는 주장을 추가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는, 해당 추가 보증금은 당시 전 임대인의 관리소장을 통한 합의로 납부의무가 사실상 철회된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보증금 미납과 ‘3기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차임 연체’는 그 성격이 다르며 법문상 동일하게 볼 근거가 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반박하였습니다.
1심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5. 16. 선고)
1심 법원은 저희의 주장을 받아들여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습니다.
“반소피고(임대인)는 임대차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반소원고(임차인)가 이 사건 점포를 동종 업종인 음식점으로 임차하고자 하는 신규임차인들을 주선하는 데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음식점으로 임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고, 이러한 거절행위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거절행위에 해당하므로, 반소피고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반소원고에게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감정인이 산출한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유형재산 16,575,780원 + 무형재산 34,726,000원 = 합계 51,301,780원)을 기초로, 법원은 임대인에게 35,911,246원 및 임대차 종료일 다음날(2024. 7. 1.)부터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대법원 : 상대방 상고 기각, 최종 승소 확정
1심 패소에 불복한 상대방(임대인)은 항소와 상고를 거쳐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대방의 상고를 기각하였고, 이로써 의뢰인의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는 3심 모두에서 인정되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결론 및 시사점
이 사건은 ‘임대인이 건물 전체의 업종을 변경하겠다는 계획’만으로는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대법원이 재확인한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상가임대차법은 수십 년간 상가에서 형성한 임차인의 영업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업종 변경을 이유로 신규임차인을 거절할 경우, 적어도 임차인에게 원하는 업종의 신규임차인을 물색할 충분한 기회를 주었는지, 냄새·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였는지 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합니다. 이 같은 노력도 없이 단순히 “우리 건물은 학원만 받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한 거절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